산 후안 아일랜드 프라이데이 하버(San Juan Island Friday Harbor) (시애틀 (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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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후안 아일랜드는 워싱턴 주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곳이다. 수많은 섬들이 산재해 있는 이곳은 고래가 나오는 철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워낙 아름답고 예쁜 섬들이 많아 여러 섬으로 가는 배들도 많다. 이중에서도 프라이데이 하버는 여름 휴가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워낙 먼 곳이라 자주 가보진 못했지만 어느 해 가을 큰 마음 먹고 다녀왔다. 아래 글을 교민신문에 올렸던 여행기 내용이다.
너무 일찍 시작된 듯 한 우기가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미친 듯이 쏟아지는 비가 시작부터 원망스러웠다. 그러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비가 멈춘다. 며칠 흐리더니 10월 첫 주말부턴 그 동안의 일에 사과라도 하듯 맑게 갠 날들이 펼쳐진다. 사람이 환경에 동물이란 걸 확인한다. 맑게 개인날이 금방 우울함을 떨쳐 버리게 한다. 그래서 떠났다.
물론 당일이다. 차도 타고 배도 타고 걷기도 할 수 있는 코스다. 하늘만 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인 코스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에선 조금 먼 곳이다. 프라이 데이 하버를 가기 위해선 Anacortes까지 가야 한다. 타코마에서 아나코테스까지 2시간 30분 정도, 아나 코테스에서 프라이데이 하버까지 배로 1시간 정도 다.
배 시간에 맞춰 출발 하다 보니 집에서 11시에 출발 했다. 배 시간이 2시 45분이다. 그전 출발 시간이 오전 10시 정도다 보니 올라가기가 벅찬 듯해서 늦으막하게 출발하는 시간을 선택했다. 출발하는 날이 토요일이라 도로 사정도 가만해야 할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도로 여기저기 구간이 정체다. 사고로 인한 정체부터 다양한 이유로 정체가 지속된다. 아나 코테스에 도착하니 도로만 달린 시간이 3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 되었다. 가까스로 출발 30분전에 도착했다. 많은 차들이 배를 타기 위해 길게 서있다. 아나코테스 선착장은 오래 전에도 한번 온 기억이 있지만 워낙 오래 전일이라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선착장으로 가기 전에 아나코테스 도시의 모습은 관광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넓고 깨끗한 도로 풍경이 방문객을 밝게 해준다. 다운타운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선착장도 규모가 다른 곳에 비해 조금은 큰듯했다. 캐나다 빅토리아로 가는 배도 이곳에서 출발 한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티켓을 사려고 하니 행선지를 묻는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지역이 많은 듯 했다. 몇 해 전만 해도 대부분의 페리들은 차량 한 대당 돈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은 차량 가격과 탑승한 사람 별로 금액이 나온다. 차한 대와 어른 3사람이 70불이다. 조금은 비싼 듯 하지만 왕복 요금이라 생각하니 큰 부담은 없었다. 주말이고 날씨까지 좋아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예정 출발시간 보다 2-3분 일찍 출발한다. 다른 곳을 거치지 않고 논스톱으로 프라이데이 하버까지 간다.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정도다.
아나코테스에서 프라이데이 하버까지 가는 동안 주변이 많은 섬들로 가득 차 바다를 간 다기 보다는 호수를 달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넓은 선실에는 많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한 시간 정도의 여행에 잠깐이라도 쉬어 가도록 여기저기 퍼즐 박스를 놓아 두어 승객들을 즐겁게 한다. 배의 앞뒤로 돌아다니면 이것저것 촬영 하다 보니 어느덧 프라이데이 항에 도착한다. 들어오는 배에 맞춰 다시 나가려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항구 주변은 카페와 선물가계 등 여행객을 맞을 준비로 작은 입구가 북적거린다. 항구 주변의 상가는 규모는 크진 않지만 여행지로서의 분위기는 확실하게 보여준다. 배에서 바로 내려 원래의 목적지로 달려간다.
돌아갈 배 시간이 6시25분 그 배를 놓치면 7시45분이라 여러 가지로 불편해질 듯해서 서두른다. Historical Park 안에 있는 Cattle Point Lighthouse다. 배에서 내려 보니 내비게이션에 찍힌 도착 예정시간이 20여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이다. 돌아갈 배 시간 까지는 넉넉하게 두 시간여의 시간이 있다. 어느 정도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이 National이란 문구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지금 연방정부 셧다운중이라 모든 국립공원이 패 쇄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터라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설마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달려간다.
다운타운을 조금 벗어나자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들판 저 너머엔 바닷가와 바다건너 산세가 속된말로 장난이 아니다. 적당한 구름과 안개가 바다 건너 풍경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가장 먼저 공원 입구로 들어간다. 양 옆으로 노란 갈대밭과 운치를 더해주는 낡은 울타리가 있어 가는 길도 멋있다. 내리막길 끝에 입구가 보인다. 해안가 주변으로 워싱턴 주 해안의 특징인 고 사목들이 즐비하다.
주차장에 몇 대의 차가 보인다. 그런데 멀리서도 눈에 띄는 노란 띠들이 신경 쓰인다. 가까이 가서 주차를 하고 내려 확인해 보니 연방 정부 폐쇄로 공원에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문과 폴리스 라인처럼 노란 줄로 막아 놓은 게 영 못마땅하다. 대부분 그 안내판에 따라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해안만 구경하고 돌아간다. 몇몇 사람들은 그런 안내문 정도는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 하는 양 그냥 해안가로 걸어 들어간다. 글쎄 어느 게 맞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래도 누구의 말처럼 법은 지키라고 있는 건데 멀리까지 와서 그냥 가는 것도 속상하지만 정부의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 더 속상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직접 마주한 나 자신도 속상했다. 일단은 라인 안으로는 들어가지 말자고 정하고 주변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만 촬영하고 돌아섰다.
다시 돌아 나와 아래로 내려간다. 바다를 끼고 나있는 해안도로의 모습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 바닷가 이름은 4 of July다. 이들의 지명은 간혹 사람을 웃게 만든다. National Park View 포인트는 조금 높은 언덕에서 바닷가를 내려다보는 전망 좋은 곳이다. 조금 전에 다녀온 공원의 입구도 보이고 들어가지 말라고 쳐 놓은 줄을 넘어 들어간 사람들도 보이는 이곳의 경치를 한눈에 바라다 볼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 인 듯 하다. 돌아 나오는 길에 이곳에 많은 차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이상하다 생각하고 천천히 지나치는데 웬 동물이 보이고 그 동물을 삥 둘러싸고 사진들 찍느라 정신들이 없어 보인다. 그냥 갈까 하다 무슨 동물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차를 돌려 다시 그곳으로 가보았다.
그 동물의 정체는 여우다. 레이니어에 가서도 몇 번 마주친 여우지만 이곳의 여우는 정말 폼 나는 모습이다. 특히 풍성한 여우 꼬리의 모습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과 자주 접해 보았는지 도망가지도 않고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자신의 자태를 뽐낸다. 도로의 아름다움에 취해 조금 더 내려가다 보니 멀리 아주 작은 등대가 보인다. 사전에 알아본 바로는 무인 등대다. 덩치도 작다. 노란 갈대밭이 펼쳐지고 높은 언덕에 자리 잡은 모습이 사진적인 소재로는 제대로 된 모습이다. 주변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이 작지만 위대해 보이는 등대 다.
좀 더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등대로 가는 곳은 있는데 주차장이 없다. 일단 길가에 조금은 넓은 곳이 있어 주차를 하고 오솔길을 따라 등대까지 가본다. 가는 길도 좋다. 도시에 살면서 이런 오솔길을 걸어 볼일이 거의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짧지만 유익한 길인 듯 하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해안의 모습도 아름답다. 사람이 너무 없어 한적한 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등대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차로 돌아와 조금 더 내려가 본다. 등대 가기 위한 주차장이 그곳에 있었다. Cattle Point 라고 쓰여 있는 넓은 안내판과 상당히 넓은 주차 공간에 피크닉 에어리어와 화장실 등이 준비된 곳이다. 당연히 이곳도 문이 닫혔다. 철문으로 굳게 닫힌 건 아니지만 그냥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해안가에는 몇몇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시간을 보니 대충 돌아갈 시간이다. 토요일이라 우리처럼 당일로 갈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출발 30분전에만 도착해 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차를 돌려 다시 돌아 나왔다.
날씨와 시간이 모든 조화를 이룬 짧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준 여행이라 자 평하며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30분전에 도착해 보니 많은 차들이 줄 서 있다. 이 섬을 나가는 곳이 이곳 한곳뿐이라 별도의 표 검사도 없다, 오는 순서대로 줄을 섰다가 들어가라는 신호가 나오면 배로 들어가면 끝난다. 저녁 무렵이라 그런가? 올 때와는 다르게 그냥 차 안에서 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다시 선실로 올라가 석양에 물든 해안을 바라보면 하루 여행을 마무리 하는 듯 했다. 돌아오는 길은 논스톱이 아니라 로페즈란 섬을 들려서 돌아오느라 한 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돌아온 아나코테스 항구는 어둠이 짙어졌다. 이곳에서 집까지 2시간30분 정도 쉬지 않고 달려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 한다.


















너무 일찍 시작된 듯 한 우기가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미친 듯이 쏟아지는 비가 시작부터 원망스러웠다. 그러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비가 멈춘다. 며칠 흐리더니 10월 첫 주말부턴 그 동안의 일에 사과라도 하듯 맑게 갠 날들이 펼쳐진다. 사람이 환경에 동물이란 걸 확인한다. 맑게 개인날이 금방 우울함을 떨쳐 버리게 한다. 그래서 떠났다.
물론 당일이다. 차도 타고 배도 타고 걷기도 할 수 있는 코스다. 하늘만 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인 코스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에선 조금 먼 곳이다. 프라이 데이 하버를 가기 위해선 Anacortes까지 가야 한다. 타코마에서 아나코테스까지 2시간 30분 정도, 아나 코테스에서 프라이데이 하버까지 배로 1시간 정도 다.
배 시간에 맞춰 출발 하다 보니 집에서 11시에 출발 했다. 배 시간이 2시 45분이다. 그전 출발 시간이 오전 10시 정도다 보니 올라가기가 벅찬 듯해서 늦으막하게 출발하는 시간을 선택했다. 출발하는 날이 토요일이라 도로 사정도 가만해야 할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도로 여기저기 구간이 정체다. 사고로 인한 정체부터 다양한 이유로 정체가 지속된다. 아나 코테스에 도착하니 도로만 달린 시간이 3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 되었다. 가까스로 출발 30분전에 도착했다. 많은 차들이 배를 타기 위해 길게 서있다. 아나코테스 선착장은 오래 전에도 한번 온 기억이 있지만 워낙 오래 전일이라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선착장으로 가기 전에 아나코테스 도시의 모습은 관광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화려하진 않지만 넓고 깨끗한 도로 풍경이 방문객을 밝게 해준다. 다운타운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선착장도 규모가 다른 곳에 비해 조금은 큰듯했다. 캐나다 빅토리아로 가는 배도 이곳에서 출발 한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티켓을 사려고 하니 행선지를 묻는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지역이 많은 듯 했다. 몇 해 전만 해도 대부분의 페리들은 차량 한 대당 돈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은 차량 가격과 탑승한 사람 별로 금액이 나온다. 차한 대와 어른 3사람이 70불이다. 조금은 비싼 듯 하지만 왕복 요금이라 생각하니 큰 부담은 없었다. 주말이고 날씨까지 좋아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예정 출발시간 보다 2-3분 일찍 출발한다. 다른 곳을 거치지 않고 논스톱으로 프라이데이 하버까지 간다.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정도다.
아나코테스에서 프라이데이 하버까지 가는 동안 주변이 많은 섬들로 가득 차 바다를 간 다기 보다는 호수를 달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넓은 선실에는 많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한 시간 정도의 여행에 잠깐이라도 쉬어 가도록 여기저기 퍼즐 박스를 놓아 두어 승객들을 즐겁게 한다. 배의 앞뒤로 돌아다니면 이것저것 촬영 하다 보니 어느덧 프라이데이 항에 도착한다. 들어오는 배에 맞춰 다시 나가려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항구 주변은 카페와 선물가계 등 여행객을 맞을 준비로 작은 입구가 북적거린다. 항구 주변의 상가는 규모는 크진 않지만 여행지로서의 분위기는 확실하게 보여준다. 배에서 바로 내려 원래의 목적지로 달려간다.
돌아갈 배 시간이 6시25분 그 배를 놓치면 7시45분이라 여러 가지로 불편해질 듯해서 서두른다. Historical Park 안에 있는 Cattle Point Lighthouse다. 배에서 내려 보니 내비게이션에 찍힌 도착 예정시간이 20여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이다. 돌아갈 배 시간 까지는 넉넉하게 두 시간여의 시간이 있다. 어느 정도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이 National이란 문구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지금 연방정부 셧다운중이라 모든 국립공원이 패 쇄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터라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설마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달려간다.
다운타운을 조금 벗어나자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들판 저 너머엔 바닷가와 바다건너 산세가 속된말로 장난이 아니다. 적당한 구름과 안개가 바다 건너 풍경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가장 먼저 공원 입구로 들어간다. 양 옆으로 노란 갈대밭과 운치를 더해주는 낡은 울타리가 있어 가는 길도 멋있다. 내리막길 끝에 입구가 보인다. 해안가 주변으로 워싱턴 주 해안의 특징인 고 사목들이 즐비하다.
주차장에 몇 대의 차가 보인다. 그런데 멀리서도 눈에 띄는 노란 띠들이 신경 쓰인다. 가까이 가서 주차를 하고 내려 확인해 보니 연방 정부 폐쇄로 공원에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문과 폴리스 라인처럼 노란 줄로 막아 놓은 게 영 못마땅하다. 대부분 그 안내판에 따라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해안만 구경하고 돌아간다. 몇몇 사람들은 그런 안내문 정도는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 하는 양 그냥 해안가로 걸어 들어간다. 글쎄 어느 게 맞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래도 누구의 말처럼 법은 지키라고 있는 건데 멀리까지 와서 그냥 가는 것도 속상하지만 정부의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 더 속상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직접 마주한 나 자신도 속상했다. 일단은 라인 안으로는 들어가지 말자고 정하고 주변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만 촬영하고 돌아섰다.
다시 돌아 나와 아래로 내려간다. 바다를 끼고 나있는 해안도로의 모습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 바닷가 이름은 4 of July다. 이들의 지명은 간혹 사람을 웃게 만든다. National Park View 포인트는 조금 높은 언덕에서 바닷가를 내려다보는 전망 좋은 곳이다. 조금 전에 다녀온 공원의 입구도 보이고 들어가지 말라고 쳐 놓은 줄을 넘어 들어간 사람들도 보이는 이곳의 경치를 한눈에 바라다 볼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 인 듯 하다. 돌아 나오는 길에 이곳에 많은 차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이상하다 생각하고 천천히 지나치는데 웬 동물이 보이고 그 동물을 삥 둘러싸고 사진들 찍느라 정신들이 없어 보인다. 그냥 갈까 하다 무슨 동물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차를 돌려 다시 그곳으로 가보았다.
그 동물의 정체는 여우다. 레이니어에 가서도 몇 번 마주친 여우지만 이곳의 여우는 정말 폼 나는 모습이다. 특히 풍성한 여우 꼬리의 모습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과 자주 접해 보았는지 도망가지도 않고 언덕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자신의 자태를 뽐낸다. 도로의 아름다움에 취해 조금 더 내려가다 보니 멀리 아주 작은 등대가 보인다. 사전에 알아본 바로는 무인 등대다. 덩치도 작다. 노란 갈대밭이 펼쳐지고 높은 언덕에 자리 잡은 모습이 사진적인 소재로는 제대로 된 모습이다. 주변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이 작지만 위대해 보이는 등대 다.
좀 더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등대로 가는 곳은 있는데 주차장이 없다. 일단 길가에 조금은 넓은 곳이 있어 주차를 하고 오솔길을 따라 등대까지 가본다. 가는 길도 좋다. 도시에 살면서 이런 오솔길을 걸어 볼일이 거의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짧지만 유익한 길인 듯 하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해안의 모습도 아름답다. 사람이 너무 없어 한적한 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등대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차로 돌아와 조금 더 내려가 본다. 등대 가기 위한 주차장이 그곳에 있었다. Cattle Point 라고 쓰여 있는 넓은 안내판과 상당히 넓은 주차 공간에 피크닉 에어리어와 화장실 등이 준비된 곳이다. 당연히 이곳도 문이 닫혔다. 철문으로 굳게 닫힌 건 아니지만 그냥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해안가에는 몇몇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시간을 보니 대충 돌아갈 시간이다. 토요일이라 우리처럼 당일로 갈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예상하고 출발 30분전에만 도착해 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차를 돌려 다시 돌아 나왔다.
날씨와 시간이 모든 조화를 이룬 짧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준 여행이라 자 평하며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30분전에 도착해 보니 많은 차들이 줄 서 있다. 이 섬을 나가는 곳이 이곳 한곳뿐이라 별도의 표 검사도 없다, 오는 순서대로 줄을 섰다가 들어가라는 신호가 나오면 배로 들어가면 끝난다. 저녁 무렵이라 그런가? 올 때와는 다르게 그냥 차 안에서 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다시 선실로 올라가 석양에 물든 해안을 바라보면 하루 여행을 마무리 하는 듯 했다. 돌아오는 길은 논스톱이 아니라 로페즈란 섬을 들려서 돌아오느라 한 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돌아온 아나코테스 항구는 어둠이 짙어졌다. 이곳에서 집까지 2시간30분 정도 쉬지 않고 달려 오늘의 여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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