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기차여행 (시애틀 (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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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늘 한번 하고 싶었던 여행이 있었다. 바로 기차여행이다. 미국의 여러 곳을 다녀 보았지만 여행의 대부분을 자동차를 통해 해보았던 터라 기차여행에 대한 갈망은 더 심했다. 미국 기차여행은 당연히 앰트렉을 타고 한다. 그런데 생각처럼 싶지는 않았다. 코스도 그랬고 시간도 그랬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스노퀄미 기차 박물관이 있었다. 바로 옆이 스노퀄미 폭포다. 한 일 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몇 번을 지나친 곳이지만 기차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란 건 우연히 알게 되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이것으로 기차여행을 대신 해보기로 했다.
자주 느꼈던 일이지만 이들은 작은 것도 자신들의 역사로 만드는 기술이 있다. 사소한 것도 이들에 손으로 들어가면 전통이 된다. 기차 박물관도 그랬다. 미국에 오기 전까진 박물관 하면 항상 거창하게 생각 하곤 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후세에 남기고 싶은 것 알리고 싶은 것은 박물관을 통해 남겨 놓는다.
기차 박물관도 그렇다. 이런저런 역사를 가진 기차의 종류를 모아 두었다. 우리 같으면 예쁘게 단장을 하고 손님을 맞을 법 한데 이들은 그냥 그대로 보여준다. 녹슬고 부식된 고철 덩어리 같은 오래된 기차들을 그냥 길게 모아 두었다. 철조망을 쳐나서 기차 가까이 갈수는 없지만 기차 앞마다 그 기차의 쓰임새 등등을 자세히 기록해 두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기차 박물관의 중심은 1890년도에 지어진 역사다. 지금은 기차여행을 위한 티켓을 파는 곳이다. 조그마한 전시실도 있고 선물 코너도 있어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만은 않다.
날씨가 오락가락 한다. 진한 먹구름이 드리우더니 소나기가 쏟아진다. 그러다 다시 맑아지고 하기를 반복한다. 하나 둘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들의 모습에 비를 맞아 더운 운치를 돋아준다.
티켓을 파는 역사에는 비가 와서 그런가 많지 않은 사람들로 붐빈다(?) 아예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온 듯 하다.
라운드 트립으로 스노퀄미에서 출발하면 노스밴드로 올라갔다 다시 스노퀄미로 내려오고 그리고 스노퀄미 폭포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코스다. 기차는 노스밴드에서도 타는 게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티켓 확인을 두 번 한다. 아주 어렸을 적 한국에서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티켓 확인을 하고 펀치를 눌러주던 바로 그 장면이다. 여행의 재미가 이런데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 이왕이면 김밥이나 삶은 계란이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기차는 다양한 칸으로 되어있다. 물론 전부 오래된 기차들이다. 우린 과거 화물칸으로 사용했던 것 같은 기차칸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창문이 없어 바깥 구경을 더 잘할 수 있을 듯 해서다. 운행시간은 약 70여분 정도 걸린다. 뭐 그리 대단한 기차여행은 아니다. 그런데 많은 추억을 주는 듯 해서 개인적으론 상당히 만족했던 여행이다. 특히 스노퀄미 폭포 뒤쪽까지 가는 기차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폭포는 직접 볼 수는 없다. 거대한 나무들이 가리고 있어 보이진 않는다. 폭포를 보기 위해 전망대에 서있는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인다. 우렁차게 떨어지는 폭포의 소리도 조금은 들린다. 아슬아슬한 절벽 같은 곳이 스릴을 더해준다. 낡은 기차로 이런 곳을 간다는 게 조금은 불안 하지만 안전하니 문제는 없다. 잠깐 정차 후 다시 스노퀄미로 간다. 그게 전부다. 출발 할 땐 비가 왔는데 도착 할 때는 비가 개었다.
차장님의 따뜻한 인사를 뒤로하고 나오는 기분이 썩 괜찮다. 잠깐이나마 추억을 더듬었던 소중한 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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